2020년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했던 유가가 이제 몇 년 만에 다시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유가를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유가가 200달러를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데, 오늘은 유가를 상승 또는 하락시킬 수 있는 가능성들에 대해 정리를 해봤습니다.
유가는 상승한다 1) 수요의 회복
코로나 이전에 세계적으로 일평균 1억 배럴의 원유를 소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이 많은 수요가 코로나 팬데믹 발생으로 한때는 일일 8,000만 배럴까지, 무려 20%나 감소하게 됩니다. 유가는 100만 배럴만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이 생겨도 가격 변동성이 매우 심합니다. 그래서 팬데믹 초기에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2021년 12월 기준으로 9,900만 배럴까지 수요가 회복했네요. OPEC은 올해 원유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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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상승한다 2) 에너지 지도의 변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가져온 에너지 지도의 변화도 유가 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에너지를 사용하기 힘들겠죠? 유럽은 원유 수입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유럽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는 40%가 넘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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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2022년 4월 8일에 2022년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금수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폴란드의 경우에는 아예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독일은 러시아 가스 공급을 확대할 프로젝트 노드 스트림2를 중단했습니다. 대신에 미국이 2030년까지 러시아의 유럽 수출 물량 중 33%를 담당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기존의 공급망을 바꾸는데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들어가겠죠?
유가는 상승한다 3) ESG
유가가 이렇게 높은데, 증산은 시원치 않습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증산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지역별로 원유 생산 시 손익분기점을 나타낸 것입니다. 중동의 경우 27달러로 손익분기점이 가장 낮고, 러시아 원유는 50달러의 손익분기점을, 그리고 미국의 셰일가스는 65달러의 손익분기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IEA 자료도 있어 같이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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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렇게 유가가 높은 시점에서 아무도 증산 경쟁을 하지 않을까요? ESG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미래 에너지는 풍력과 태양광 중심의 신재생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굳이 나중에 환경이슈로 비용을 지출해야 할 원유 자원에 굳이 투자할 필요가 없습니다. 4월 초 베이커휴즈가 발표하는 미국의 원유 및 가스 리그수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유가는 하락한다 1) 이란 핵합의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게 됩니다. 독자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2006년 12월부터 유엔과 미국 등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으며 2015년까지 힘들었던 이란이기에 충격도 상당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덕분에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약 40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로 급하게 감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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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는 이란과의 핵 합의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정치적 경제적 계산은 차치하고 합의 복원에 대한 가능성은 상승했다 줄어들었다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모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핵심은 테러조직으로 지명된 “혁명수비대”의 지정 철회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열심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유가는 하락한다 2) 미국의 정치적 노력
미국 행정부의 대내적인 정치적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4월 초에는 1.8억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매일 100만 배럴씩 6개월 동안 방출하는 방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전략비축유 1.2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IEA가 방출하는 것 중 절반이 미국 물량이니까 국제적으로 2.4억 배럴이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평균 133만 배럴이네요.
유가는 하락한다 3) 셰일가스
에너지의 역사는 2010년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2010년 이후 미국의 셰일 가스 혁명이 발생하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가 됐습니다. 그리고 2019년 9월에는 1949년 이후 처음으로 원유 수출이 원유 수입보다 많은 에너지 “순수출” 국가가 됩니다. 게다가 2018년에는 원유생산량 기준으로도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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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로나가 끝나가는 국면에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생산량 확대는 저조합니다. 친환경 기조 속에서 쉽게 전통에너지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에너지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했는데도 특별히 생산활동은 늘어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원유를 생산하지 않고 쉬는 유전에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유가는 하락한다 4) 달러의 강세
일반적으로 달러의 가치는 유가에 영향을 줍니다. 원유는 아직 달러로만 결제가 가능한데요(위안화 결제 이야기도 나오고 있음).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는 수입국의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원유를 싸게 살 수 있어 수요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나 수출국의 입장에서는 자국통화 강세로 판매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에 공급을 늘리지 않게 됩니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은 감소해 가격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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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은 달러도 강세이고, 유가도 상승하는 상황입니다. 무엇이 더 일시적인 것일까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그리고 중동의 정치적 이해가 걸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의 상승이 일시적일까요? 미국의 호경기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의 강세가 일시적일까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미국의 역할이 변하면서 유가와는 별개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구조적으로 좋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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